WEBVTT

00:14.880 --> 00:16.640
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고
생각해 보세요

00:17.160 --> 00:19.280
상대는 나를 받아 주고

00:19.360 --> 00:20.720
필요로 해 주고

00:20.800 --> 00:22.000
인정해 줘요

00:24.400 --> 00:28.640
온전하고 사랑받고
특별한 내가 된 기분이 들어요

00:31.080 --> 00:33.640
그래서 너무 행복해요

00:35.440 --> 00:37.000
그러다 이런 고백을 들어요

00:37.840 --> 00:40.800
'내가 아주 나쁜 짓을 했어'

00:41.600 --> 00:45.080
인적이 드문 하일랜드의
거친 끝자락에는

00:45.160 --> 00:49.240
여러 해 동안 드러나지 않은
어둡고 불길한 비밀이 있었습니다

00:50.520 --> 00:54.880
인생이 뒤흔들릴 만큼
지독하게 나쁜 일이죠

00:57.120 --> 00:58.720
산악 구조대가

00:58.800 --> 01:01.200
실종된 지 일주일이 넘은
남성을 찾고 있습니다

01:01.280 --> 01:04.360
그가 살아 있다는 흔적은
전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

01:04.440 --> 01:06.560
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졌죠

01:06.640 --> 01:08.160
사랑을 지키려면

01:08.240 --> 01:12.640
나까지 망가뜨릴 게 분명한
그 비밀을 지켜야 해요

01:12.720 --> 01:15.840
하지만 그 비밀을 폭로하면
모든 게 망가져요

01:19.280 --> 01:20.200
어떻게 해야 할까요?

01:24.680 --> 01:28.560
"살인자와 결혼할 수 있을까?"

01:29.480 --> 01:32.400
"글래스고"

01:36.040 --> 01:38.920
2020년의 전
안정된 삶을 살고 있었어요

01:39.760 --> 01:41.000
그때 전 29살이었고

01:41.080 --> 01:44.520
8년이나 사귄 사람이 있었죠

01:46.280 --> 01:47.920
둘 다 급여도 높았고

01:48.000 --> 01:49.960
첫 집도 생겼어요

01:50.040 --> 01:50.960
개도 있었죠

01:51.040 --> 01:54.800
제가 바란 모든 게
이미 이루어져 있었어요

01:56.520 --> 02:00.280
이제 남은 건
결혼하고 아이들을 낳고

02:00.360 --> 02:03.440
부모님이 걸어오신 길을
따르기만 하면 되는 거였죠

02:05.960 --> 02:08.120
에든버러대학 의대에서
캐럴라인을 만났고

02:08.200 --> 02:09.400
"제임스
캐럴라인의 친구"

02:09.480 --> 02:11.920
아주 친한 친구가 됐어요

02:12.000 --> 02:15.480
캐럴라인은 머리가 굉장히 좋고
열정적이에요

02:15.560 --> 02:18.960
기억력이 사진처럼 정확해서
의학이 잘 맞았죠

02:19.040 --> 02:22.680
의대 마지막 학년에
캐럴라인은 새 남친을 만났어요

02:23.520 --> 02:25.800
둘은 20대 후반까지 사귀다가

02:25.880 --> 02:27.600
모든 게 끝나 버렸어요

02:30.560 --> 02:32.920
헤어질 때는 정말 최악이었어요

02:33.000 --> 02:34.840
상대가 저를 배신했거든요

02:34.920 --> 02:38.400
그간 함께한 7-8년이
모두 거짓이었던 거예요

02:41.920 --> 02:45.600
수소폭탄급 파괴력의
결별이었다고 생각해요

02:45.680 --> 02:49.520
모든 게 순식간에 와해됐어요

02:50.840 --> 02:53.640
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죠
모든 게 물거품이 됐어요

02:55.800 --> 02:57.440
너무 외로웠어요

02:57.520 --> 03:02.120
저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
사람을 만나고 싶었어요

03:02.200 --> 03:06.960
자녀 계획을 가지고 결혼해서
저와 함께 삶을 만들어 갈

03:07.040 --> 03:08.680
그런 사람을요

03:15.200 --> 03:16.920
안녕, 글래스고!

03:24.920 --> 03:27.680
전 글래스고에서
병리학자로 일하고 있었어요

03:29.080 --> 03:31.440
병리학자는 사인을 판단해요

03:32.920 --> 03:36.960
하지만 시체 안치소는
이상형을 만날 만한 곳은 아니죠

03:37.480 --> 03:39.480
저도 남들처럼 틴더에 가입했어요

03:40.240 --> 03:41.600
나쁜 일이야 생기겠어요?

03:41.680 --> 03:45.320
"대기… 로딩… 설치… 틴더"

03:45.400 --> 03:46.400
프로필을 만들면서 보니…

03:46.480 --> 03:47.320
"캐럴라인"

03:49.520 --> 03:51.960
거기 있는 남자들 중 다수가

03:52.040 --> 03:55.360
저보다 거울을 훨씬 더
많이 본다는 걸 알게 됐어요

03:55.440 --> 03:57.840
'이거 쉽지 않겠다' 싶었죠

03:59.520 --> 04:01.880
글래스고는 대도시는 아니에요

04:01.960 --> 04:02.840
"최대 거리: 160km"

04:02.920 --> 04:04.560
그래서 지역을 넓게 잡아야 해요

04:04.640 --> 04:06.600
거의 스코틀랜드 전체로요

04:06.680 --> 04:08.680
그물을 넓게 던지는 거죠

04:08.760 --> 04:10.440
그래야 뭐라도 걸리니까요

04:11.760 --> 04:13.160
"샌디, 29세 - 거리: 101km"

04:13.240 --> 04:15.280
그러다 사냥터 관리인을 봤어요

04:15.800 --> 04:17.960
킬트를 입은 남자들이 멋져 보였죠

04:19.360 --> 04:21.520
'키 193cm, 하일랜드 사람'이라고
적혀 있었어요

04:21.600 --> 04:24.680
'농장에서의 추운 밤에
온기를 나눠 줄 사람을 찾는'

04:24.760 --> 04:26.600
'외로운 개인 사업자'라고요

04:27.120 --> 04:28.160
끌리더라고요

04:29.880 --> 04:31.840
사냥 대행사를 운영하고 있었고

04:31.920 --> 04:34.200
언덕 위에서 찍은
사진들이 있었죠

04:34.280 --> 04:36.880
어떤 이미지였냐면

04:36.960 --> 04:40.240
아마겟돈이 와도 뭐든 수리하고
뭐든 사냥할 남자 같았어요

04:40.320 --> 04:41.880
남자들의 남자요

04:41.960 --> 04:44.000
전 '찾았다!' 했어요

04:45.520 --> 04:47.160
"매치되었어요!
서로 좋아요를 눌렀어요"

04:47.240 --> 04:48.480
매치됐다는 메시지가 떴죠

04:48.560 --> 04:50.480
그때 제 번호를 보냈고

04:50.560 --> 04:52.360
기대감이 가득했어요

04:52.440 --> 04:53.680
바로 메시지가 오길래

04:53.760 --> 04:57.320
'용기 있네' 하고 생각했어요
주저하지 않더라고요

04:57.400 --> 04:58.960
"샌디"

04:59.480 --> 05:03.880
농장에 와서 같이 언덕으로
드라이브 가면 어떻겠냐고 묻는데

05:03.960 --> 05:05.880
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았어요

05:06.480 --> 05:07.400
"칼라"

05:07.480 --> 05:09.840
친구 칼라에게 전화했어요

05:09.920 --> 05:14.200
한 시간 반이나 걸리는 곳인데
문제 생기면 어쩌냐고 하길래

05:14.280 --> 05:17.680
걱정 말라고
재밌게 놀고 올 거라고 했어요

05:17.760 --> 05:19.640
살인자면 어쩌냐고 해서

05:19.720 --> 05:22.360
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
했던 게 기억나요

05:22.440 --> 05:23.720
나쁜 남자 아닐 거라고요

05:32.920 --> 05:35.200
한 시간 반, 한 시간 15분 정도
걸리는 거리였어요

05:39.120 --> 05:40.760
'내가 뭘 하는 거지?' 싶었지만

05:40.840 --> 05:42.920
이미 일을 저질렀잖아요

05:45.320 --> 05:47.320
아름다운 하일랜드로 갔어요

05:51.680 --> 05:54.080
오른쪽에 조그만 출구가 있고

05:54.160 --> 05:56.360
표지판에
오크이스테이트라고 적혀 있다며

05:56.440 --> 05:58.280
거기로 오라고 했어요

06:03.800 --> 06:05.760
오크이스테이트를 내려다보면

06:05.840 --> 06:10.200
먼로들이 보여요
높은 산을 먼로라고 부르죠

06:10.720 --> 06:12.800
황홀한 풍경이 펼쳐졌어요

06:21.240 --> 06:23.400
키가 193cm였고
남자 느낌이 풀풀 났어요

06:23.480 --> 06:25.640
표현이 좀 웃기지만
활동적인 남자 같았거든요

06:26.600 --> 06:30.560
연기와 땀 냄새에
애프터셰이브 향이 섞여 있었고

06:30.640 --> 06:32.800
목소리도 묵직했어요

06:32.880 --> 06:36.800
직접 대면하니 긴장되더라고요

06:36.880 --> 06:38.680
'안녕하세요'
'안녕하세요'

06:39.200 --> 06:40.600
'멋지네요'
'좋네요'

06:40.680 --> 06:42.320
'날씨도 화창하고요'
'정말 좋죠'

06:43.520 --> 06:46.600
'여기 사는 거예요?
여기서 지내요?'

06:47.360 --> 06:48.640
'여기 당신 거예요?' 했는데

06:48.720 --> 06:51.200
아니라고 해서 살짝 김이 샜어요

06:53.760 --> 06:56.920
언덕에 가 보겠냐고 해서
좋다고 했죠

07:03.880 --> 07:06.240
골짜기나 강 같은 걸
건너야 했는데

07:06.320 --> 07:09.320
제게 운전해 보겠냐고 하는 거예요
전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었죠

07:09.400 --> 07:11.200
기어를 1단에 넣고
쭉 가면 된대요

07:11.280 --> 07:13.080
- 1단에요?
- 네

07:15.120 --> 07:16.160
신난다!

07:16.960 --> 07:20.560
차에서 노래해도 되는지
물어봤더니 된다고 했어요

07:20.640 --> 07:22.600
'정말요?' 했더니 '당연하죠'래요

07:25.120 --> 07:27.560
마지막으로 만났던 사람은
제가 너무 오버한다고 했었죠

07:27.640 --> 07:31.280
차에서 노래 부르는 것도
못 하게 했어요

07:32.200 --> 07:35.080
근데 이 남자는 저를
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줬어요

07:39.000 --> 07:40.920
열창을 하더라고요

07:41.000 --> 07:43.120
고음도 열심히 올리고

07:43.200 --> 07:44.800
춤도 추면서요

07:44.880 --> 07:46.880
이 사람은 엉뚱하긴 했지만

07:46.960 --> 07:50.040
활기가 넘치고 적극적이고
너무 편해 보였어요

07:50.120 --> 07:51.800
그 순간이 정말 행복했어요

07:55.320 --> 07:58.040
자기를 다시 만날 거냐고
묻길래 좋다고 했어요

07:58.120 --> 08:00.680
저도 저를 다시 만나고
싶은지 물어봤는데

08:00.760 --> 08:03.880
그렇다고 하길래
'언제요?' 해 버렸죠

08:03.960 --> 08:05.880
'내일?', '좋아요'
그렇게 됐어요

08:09.320 --> 08:12.320
첫 데이트 후
관계가 빠르게 진행됐어요

08:14.560 --> 08:17.240
근처가 아니라
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

08:17.320 --> 08:19.320
주말을 다 들여서 만나야 했어요

08:20.080 --> 08:21.360
땀 범벅이네

08:24.120 --> 08:26.640
차가운 시체 안치소에서 일하다가

08:28.160 --> 08:32.560
푸짐한 가정식 음식과
개들이 있는 농가로 가는 거죠

08:38.720 --> 08:41.240
샌디는 유쾌하고 농담도 잘하고

08:41.320 --> 08:43.520
제 실없는 말장난도
잘 받아 줬어요

08:44.160 --> 08:46.880
전 샌디에게 푹 빠졌어요

08:49.760 --> 08:50.680
안녕

08:51.440 --> 08:54.440
농부들은 일도 열심히 하고
놀기도 잘 놀더라고요

08:54.960 --> 08:58.040
한번 모이면 제대로 놀아요

09:02.520 --> 09:06.000
헛간에는 저음이 빵빵한
대형 스피커도 들여놓고요

09:08.560 --> 09:10.480
들에 갔다가 트럭을 타고 와요

09:14.080 --> 09:18.000
샌디가 사륜 바이크를 타러
나가자고 하길래

09:18.080 --> 09:21.920
피곤해서 못 가겠다고 했더니
자기를 믿고 와 보라고 했어요

09:40.680 --> 09:42.520
비현실적인 경치였어요

09:44.080 --> 09:46.600
온 우주에 저희 둘뿐이었어요

09:49.000 --> 09:51.200
- 바지 올려야겠다
- 옷 좀 입으시죠?

09:54.040 --> 09:55.280
좋은데?

09:55.880 --> 10:00.520
스코틀랜드 하일랜드 한복판의
사유지에 서 있는데

10:01.040 --> 10:03.120
그곳이 모두 제 것 같았어요

10:03.640 --> 10:06.880
전 샌디를 사랑했고
저 역시 사랑받고 있었어요

10:07.400 --> 10:10.400
샌디는 저와 함께라는 걸
자랑스러워했고

10:10.480 --> 10:12.240
그게 저를 더 감동시켰어요

10:13.880 --> 10:14.840
잠깐 끊어도 될까요?

10:24.400 --> 10:26.680
둘은 서로에게
완전히 반한 것 같았어요

10:27.720 --> 10:31.200
SNS에도
같이 찍은 사진을 많이 올렸죠

10:31.720 --> 10:34.680
언덕 위에서 찰싹 붙어
키스하는 사진을요

10:34.760 --> 10:37.680
그렇게 갑자기
완벽한 남자를 만났다는 게

10:37.760 --> 10:39.080
뭔가 석연치 않았어요

10:40.880 --> 10:43.120
캐럴라인이 얼마 전에
아주 힘든 관계를 정리했다는 걸

10:43.200 --> 10:44.560
모두가 알고 있었어요

10:44.640 --> 10:49.520
전 캐럴라인에게
아직 마음 정리가 덜 됐을 테니

10:49.600 --> 10:52.440
너무 서두르지 말라고 했어요

10:52.520 --> 10:53.880
안 듣더라고요

10:58.320 --> 11:00.080
좋은 아침!

11:00.840 --> 11:04.720
마지막 6주 정도는 주말마다
가서 월요일까지 있었어요

11:04.800 --> 11:08.040
그러고 나면 새벽 4시 반이나
5시쯤 일어나서 돌아왔죠

11:08.120 --> 11:10.040
너무 빠듯하지 않게요

11:10.120 --> 11:12.080
- 시체 안치소입니다
- 캐럴라인이에요

11:12.160 --> 11:14.680
- 잠시만요, 정문이에요?
- 네

11:14.760 --> 11:16.240
- 곧 봐요
- 곧 봐요

11:17.920 --> 11:20.040
샌디는 제 일에 관심이 많았어요

11:20.520 --> 11:22.400
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말해도

11:22.480 --> 11:25.520
제가 비위 상해 하거나
역겨워하거나

11:25.600 --> 11:28.200
무서워하지 않아서 좋다고 했어요

11:31.200 --> 11:33.840
샌디는 사냥 대행업을
하고 있었어요

11:36.920 --> 11:40.600
넓은 부지를 관리하려면
사슴의 개체수를 조절해야 했죠

11:48.800 --> 11:51.560
일상적으로 죽음을 다룬다는 게
저희의 공통점이었어요

11:52.720 --> 11:54.600
전 부검할 일이 많았으니까요

11:55.680 --> 12:00.160
사람이 죽었는데 사인이
불확실하면 부검을 하게 돼요

12:00.240 --> 12:04.360
시신을 앞에 두고
부검용 메스를 들죠

12:05.840 --> 12:08.360
지방층을 절개하고
복강으로 들어간 다음

12:08.440 --> 12:09.960
내장을 꺼내요

12:10.040 --> 12:12.920
한 손에는 혀가
다른 손에는 항문이 있죠

12:13.000 --> 12:14.800
통째로 들어내는 거예요

12:15.760 --> 12:18.480
샌디도 내장을 들어내곤 했어요

12:18.560 --> 12:22.160
속도가 굉장히 빨라서
눈 깜짝할 사이에 끝났어요

12:22.240 --> 12:26.520
칼을 대단히 잘 다뤘고
고기 손질에도 능숙했어요

12:28.800 --> 12:32.240
저희는 굉장히 특수하면서도
묘하게 겹치는 기술을 갖고 있었죠

12:41.440 --> 12:42.360
내 일상이에요

12:42.440 --> 12:45.920
죽음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
말할 수 있는 상대는

12:46.000 --> 12:46.840
저뿐이었다고 했어요

12:46.920 --> 12:49.280
당신의 하루는 어떻게 시작되나요?

13:00.280 --> 13:02.480
샌디에겐 로버트라는
쌍둥이 형제가 있었어요

13:02.960 --> 13:06.400
둘 다 오크이스테이트에서
나고 자랐죠

13:06.920 --> 13:10.240
둘은 늘 함께였고
마음도 잘 통했어요

13:10.320 --> 13:12.440
말하지 않아도
서로의 생각을 알 정도로요

13:16.000 --> 13:20.080
실과 바늘 같아서
그 근방에서도 유명했어요

13:20.720 --> 13:24.600
"브리지 오브 오키 호텔"

13:26.040 --> 13:28.480
전 샌디, 로버트와
아는 사이였어요

13:28.560 --> 13:30.920
"찰스 블랙본
브리지 오브 오키 호텔 바텐더"

13:31.000 --> 13:35.120
사람들이 사냥하러 오면
저희 바에 데려오곤 했거든요

13:37.120 --> 13:42.600
샌디는 시끄럽고 낙관적이고
소년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

13:43.120 --> 13:46.640
파인트 한 잔을 5분 안에 마시고

13:46.720 --> 13:49.440
또 한 잔을 5분 안에 마셨죠

13:51.200 --> 13:55.360
샌디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
친절하고 다정하고 따뜻했죠

13:55.840 --> 13:57.960
수줍은 면도 있으면서
독특하고 엉뚱했어요

13:58.040 --> 14:02.520
그러다 한 잔만 더 들어가면
확 돌변하는 지점이 있었어요

14:02.600 --> 14:04.240
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어요

14:04.320 --> 14:07.480
모습과 목소리가 달라지고
눈빛도 흐려졌어요

14:07.560 --> 14:11.080
아주 밝았던 분위기가
어둡게 변했어요

14:14.040 --> 14:16.280
세상에 대한 불만이 가득해서

14:16.360 --> 14:18.480
주변 사람들에게 쏟아 내곤 했어요

14:21.200 --> 14:24.200
그럴 때면 진상이었죠

14:25.840 --> 14:28.680
의자를 밀쳐 내고
비틀거리며 걸어 다니고요

14:32.680 --> 14:35.200
위스키가 8-10잔쯤 들어가면

14:35.280 --> 14:40.240
목소리는 있는 대로 커졌고
상태도 아주 안 좋아졌어요

14:41.560 --> 14:43.280
- 인정 안 하겠다고?
- 인정한다고

14:43.800 --> 14:47.440
좋아
그런 적 없다는 건 아닌데…

14:47.520 --> 14:48.960
열 번은 부인했어

14:49.480 --> 14:50.600
자기 꼴을 봐

14:56.400 --> 14:59.760
사촌 결혼식에서
형제가 찍은 사진이 있었어요

15:00.400 --> 15:04.040
제가 샌디를 만나기
3-4년 전에 찍은 건데

15:04.120 --> 15:06.520
킬트를 입고 있었고
아주 보기 좋았죠

15:06.600 --> 15:09.400
둘 다 굉장히 호감형이었어요

15:12.040 --> 15:15.440
그동안 뭔가
큰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았어요

15:15.520 --> 15:17.360
둘 다 불행해 보였거든요

15:19.960 --> 15:21.920
왠지 모르게 힘들어 보였어요

15:22.480 --> 15:24.880
파티할 때 술을 마시거나
오락용 마약을 하는 건 좋지만

15:24.960 --> 15:27.840
거기 의지하게 된다면
다시 생각해 봐야죠

15:30.960 --> 15:33.080
만난 지 얼마 안 돼서
헛간 파티를 할 때였어요

15:35.080 --> 15:38.680
샌디의 쌍둥이인 로버트가
저를 한쪽으로 데려가더니

15:38.760 --> 15:41.520
샌디의 정신 상태가
건강하지 않다고 했어요

15:46.360 --> 15:49.160
전 샌디에게
푹 빠져 있었던 시기라

15:49.240 --> 15:51.720
위험 신호들을 다 놓쳤어요

15:51.800 --> 15:54.000
저도 실연한 지 얼마 안 됐으니

15:54.080 --> 15:56.280
둘이 서로를
치유해 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

15:58.920 --> 16:01.320
샌디가 '착한 샌디'일 때는

16:01.400 --> 16:04.280
사랑과 애정이 흘러넘쳤어요

16:06.680 --> 16:10.080
정말 오랜만에 느껴 보는
갈망의 감정이었고

16:10.160 --> 16:13.480
전 그 감정에 정신없이 휘말렸어요

16:16.080 --> 16:19.320
10월 초에 처음 만나서
11월 말을 향해 가고 있었죠

16:19.400 --> 16:23.160
샌디의 삼촌에게 땅이 있었어요

16:24.840 --> 16:27.080
자신의 사유지에서
사냥을 하곤 했죠

16:28.360 --> 16:31.000
샌디는 저에게
사냥 연습을 시켜 주겠다며

16:31.080 --> 16:33.160
클레이 피전 트랩을
가져오겠다고 했어요

16:35.520 --> 16:37.120
정말…

16:37.680 --> 16:39.440
- 재미있더라고요
- 멋진데?

16:43.120 --> 16:44.160
잘 가라

16:44.640 --> 16:47.520
사냥 중에 샌디의 삼촌이
페그를 준다고 했죠

16:47.600 --> 16:50.840
사격할 때 같이 서는 자리를
페그라고 하는데

16:50.920 --> 16:53.160
약혼이나 결혼 선물로
그걸 주겠다는 거예요

16:53.640 --> 16:56.920
전 이게 무슨 소린가 싶었는데

16:57.000 --> 17:00.600
그때 샌디가 저에게
웃으면서 눈짓을 보냈고

17:01.880 --> 17:03.000
저도 알아들었죠

17:05.600 --> 17:08.840
샌디는 제게
농담이 아니었다고 했어요

17:08.920 --> 17:11.480
제가 아내가 되어 준다면
정말 좋을 거라고요

17:12.080 --> 17:14.520
전 '왜 이래? 진짜?' 했어요

17:16.520 --> 17:18.960
'정식으로 청혼도 안 해 놓고
결혼을 한다고?'

17:20.520 --> 17:21.880
'반지도 없이?'

17:21.960 --> 17:23.960
'반지 없이 어떻게 결혼해?'

17:24.040 --> 17:25.720
'그래, 반지를 사자'라고 하더군요

17:32.120 --> 17:35.600
라이언 호수에 둑을 만들고
거기서 결혼하는 게

17:35.680 --> 17:37.320
자기의 로망이라고 했어요

17:38.560 --> 17:42.240
누군가가 저와
결혼하고 싶어 한다는 게…

17:42.320 --> 17:46.480
네, 물론 여자도
강하고 독립적이어야 하지만

17:47.000 --> 17:50.040
전 늘 누군가에게
선택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

17:50.520 --> 17:51.840
그래서 너무 행복했죠

17:59.160 --> 18:01.600
좋지

18:03.960 --> 18:06.520
거실에 있는데
캐럴라인에게 전화가 왔어요

18:06.600 --> 18:08.960
들떠서 횡설수설하고 있었고

18:09.040 --> 18:12.360
전 얘가 무슨 말을 할지
바로 알았어요

18:12.440 --> 18:13.800
"마거릿 - 스티븐"

18:13.880 --> 18:15.320
직감적으로요

18:15.400 --> 18:19.280
속으로는 제발
그 말이 아니길 빌었죠

18:19.360 --> 18:22.640
'엄마, 이 남자가
저랑 결혼하고 싶대요' 했더니

18:22.720 --> 18:24.760
'뭐라고?'라고 하시는 거예요

18:24.840 --> 18:27.120
'여보, 우린 그 친구를
만나 본 적도 없잖아!'

18:28.200 --> 18:30.480
축하할 일이 아니냐는 거예요

18:30.560 --> 18:33.440
물론 축하할 일이긴 하지만

18:33.520 --> 18:36.920
너무 서두르지 말고
천천히 진행하라고 했어요

18:41.560 --> 18:44.000
단체 채팅방에
메시지가 올라왔어요

18:44.080 --> 18:46.320
"방금 누가 약혼했게?"

18:46.400 --> 18:49.520
하지만 친구들 중 아무도

18:49.600 --> 18:51.800
답을 하지 않고 있었죠

18:53.120 --> 18:56.800
이건 크게 실수하는 거라고
다들 똑같은 생각을 했어요

18:56.880 --> 19:01.680
아무도 반응이 없으니까
캐럴라인이 제게 전화했죠

19:01.760 --> 19:03.760
들어 보니 기가 차길래

19:03.840 --> 19:06.000
이건 미친 짓이라고 했어요

19:06.080 --> 19:09.880
이전 사람이랑
정리한 지도 얼마 안 됐고

19:09.960 --> 19:11.840
너무 갑작스럽다고 생각했죠

19:11.920 --> 19:14.680
전 별로 신경 쓰지 않았어요

19:14.760 --> 19:18.480
걱정하는 건 이해하지만
다들 자기 행복을 찾았으니

19:18.560 --> 19:19.520
저도 그러고 싶었죠

19:19.600 --> 19:21.160
뭐, 나쁠 거 없잖아요?

19:24.240 --> 19:26.280
너무 갑작스럽고
황당했던 건 맞아요

19:26.800 --> 19:28.240
하지만 그땐

19:28.920 --> 19:30.320
멈출 수가 없었어요

19:30.400 --> 19:33.200
샌디가 이미
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대요

19:33.280 --> 19:36.080
'그래? 그렇구나'라고 했죠

19:36.160 --> 19:40.480
"캐럴라인 뮤어헤드와 약혼했어요"

19:40.560 --> 19:43.240
딸이 행복한 건 좋았어요

19:44.280 --> 19:46.840
제가 마음에 걸렸던 건…

19:48.320 --> 19:51.240
만난 지 몇 달밖에 안 됐는데
남자가 벌써 약혼 발표를

19:51.320 --> 19:53.040
해 버렸다는 거였죠

19:53.120 --> 19:55.400
'여보, 그 친구를 만나 봐야겠어'

19:55.480 --> 19:57.760
'크리스마스에 데려오라고 하자'

19:57.840 --> 20:01.160
저희는 걱정이 됐어요

20:01.240 --> 20:02.080
당황스러웠지

20:03.040 --> 20:06.600
하지만 그렇게 좋아하는데
찬물을 끼얹고 싶진 않았어요

20:12.480 --> 20:15.320
그날 밤에 돌아오면서
이런 생각이 들었어요

20:15.400 --> 20:16.840
'내가 알아야 할 게 있다면'

20:16.920 --> 20:19.760
'지금 말해 달라고 해야겠다'

20:20.280 --> 20:21.840
우린 이제 결혼할 거니까

20:21.920 --> 20:26.320
자랑스러운 일, 부끄러운 일을
숨김없이 말해 달라고 했죠

20:26.400 --> 20:28.760
숨기는 것 없이
서로를 믿어야 한다고요

20:31.240 --> 20:34.400
갑자기 침울해지더니
숨이 거칠어지더군요

20:35.160 --> 20:38.240
숨을 거칠게 몰아쉬다가
흐느끼기 시작했어요

20:38.320 --> 20:42.280
'샌디, 혹시 아이가 있으면
지금 말해 줘'라고 했더니

20:42.360 --> 20:44.120
아이는 없대요

20:44.200 --> 20:46.200
'그래? 그럼 빚이 있어?'

20:46.280 --> 20:48.080
'아니, 빚도 없어'

20:48.600 --> 20:49.680
그러더니…

20:50.760 --> 20:53.800
저를 보면서
'나 사랑해?' 이러는 거예요

20:53.880 --> 20:56.880
'그럼, 사랑하지'라고 했어요

20:58.040 --> 21:01.400
그랬더니 저에게 할 말이 있대요

21:02.520 --> 21:04.280
제게 차를 세우라고 했어요

21:05.040 --> 21:06.480
차를 세웠죠

21:07.000 --> 21:10.080
손을 뻗어서
차 키를 뽑아 버리더라고요

21:10.560 --> 21:13.480
자기 주머니에 넣더니
제게 폰을 달라고 했어요

21:15.280 --> 21:18.280
글러브 박스에 폰을 넣고
차에서 내리래요

21:20.800 --> 21:22.520
좀 당황스러웠어요

21:23.520 --> 21:27.280
'사실 오늘 이 말을 하려고
종일 용기를 끌어모으고 있었어'

21:27.800 --> 21:29.000
그러더니 하는 말이

21:29.080 --> 21:32.680
'자기는 내가 지금껏 가장
사랑하고 신뢰한 사람이야'

21:33.920 --> 21:38.880
그리고 몇 년 전에
어떤 일이 있었다고 말했어요

21:39.400 --> 21:41.280
전 무슨 일이었는지 물었죠

21:43.240 --> 21:48.120
"2017년 9월 29일"

21:50.080 --> 21:52.240
샌디와 로버트는
브리지 오브 오키 술집에서

21:52.320 --> 21:54.760
사냥 파티를 하고 있었어요

21:54.840 --> 21:57.400
사유지에서 2.4km 떨어진 곳이죠

21:58.560 --> 22:01.120
사냥의 막바지 무렵이었고
사람들은 성공적인 사냥을

22:01.200 --> 22:02.800
축하하고 있었어요

22:02.880 --> 22:06.040
로버트와 샌디는
식사와 함께 술도 마셨죠

22:09.080 --> 22:11.120
그리고 먼저 일어났다고 했어요

22:12.200 --> 22:14.520
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
친구를 만나러 오반으로 갔죠

22:14.600 --> 22:16.320
"브리지 오브 오키
안전 운전"

22:23.360 --> 22:26.520
그리고 돌아오는 길이었어요

22:34.920 --> 22:37.840
대형 트럭이 상향등을 켜고 와서

22:38.880 --> 22:39.920
앞이 안 보였다고 했죠

22:42.760 --> 22:45.000
바로 그때
자전거 탄 사람을 친 거예요

22:45.080 --> 22:47.640
그 사람은 차 위로 날아갔고

22:47.720 --> 22:49.440
샌디와 로버트는 차를 세웠어요

22:51.840 --> 22:55.760
전 그 사람이 살아 있었는지
많이 다쳤는지 물었어요

22:55.840 --> 22:59.880
워낙 빨리 달렸기 때문에
살아 있을 리가 없었대요

23:01.080 --> 23:05.280
경찰을 부를지 말지를 두고
두 사람이 싸웠다고 했어요

23:05.880 --> 23:08.800
신고했냐고 물었더니
이런 대답이 돌아왔죠

23:08.880 --> 23:11.440
'경찰을 부르면
난 모든 걸 잃게 되는 거야'

23:11.520 --> 23:12.720
'우린 감옥에 갈 거고'

23:12.800 --> 23:15.600
'그 사람 때문에
인생 망치는 거라고'

23:15.680 --> 23:17.480
'113km 도로에
나오질 말았어야지'

23:19.520 --> 23:22.920
'이게 알려지면
우린 평생 감옥에서 살아야 해'

23:23.000 --> 23:25.400
'지금까지 열심히 산 게
헛수고가 되는 거야'

23:25.480 --> 23:27.520
'우린 좋은 사람들이고
이건 우리 잘못이 아니야'

23:27.600 --> 23:29.520
'사고였고 실수였을 뿐이야'

23:29.600 --> 23:32.240
'사람은 누구나 실수해
그리고 대부분은 잘 넘어가'

23:35.440 --> 23:38.040
'우린 당황했고 그 사람을 묻었어'

23:43.200 --> 23:45.320
'묻었다는 게 무슨 소리야?'
라고 물었어요

23:46.360 --> 23:50.000
제가 매일 조깅해서 지나가는
오크이스테이트에 묻었대요

23:50.840 --> 23:54.040
제가 클레이 피전을 쏘는
그 땅 밑에 있다는 거예요

24:06.960 --> 24:09.320
그건 사고였고
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

24:09.400 --> 24:11.960
자기는 나쁜 사람이
아니라고 하더군요

24:13.400 --> 24:15.240
전 샌디의 말을 믿었어요

24:16.400 --> 24:18.840
그 순간엔 너무 놀랐죠

24:18.920 --> 24:21.920
샌디가 울고 있었기 때문에
사랑한다고 말하고

24:22.000 --> 24:24.880
좋은 사람들도
실수한다고 말해 줬어요

24:25.880 --> 24:30.040
샌디는 무거운 짐을 벗은 듯
기뻐했어요

24:30.120 --> 24:32.680
저를 토닥이고
제 머리에 키스하면서 말했죠

24:32.760 --> 24:36.600
우리가 이 일을 감당할 수 있어서
다행이고 너무 사랑한다고요

24:36.680 --> 24:38.280
전 '걱정 마'라고 했어요

24:38.800 --> 24:41.400
저희는 손을 잡고
다시 차로 갔어요

24:43.160 --> 24:44.720
그리고 조용히 달렸어요

24:46.000 --> 24:49.200
결혼할 남자가 생겼다고
부모님께 말씀드린 직후였죠

24:50.520 --> 24:52.360
친구들에게도 말했고요

24:53.240 --> 24:57.320
너무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

24:57.400 --> 25:00.880
힘든 시기를 겨우 벗어났는데
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 됐잖아요

25:04.520 --> 25:08.280
집에 와서 너무 피곤하니
자야겠다고 말했어요

25:11.040 --> 25:14.240
샌디가 잠든 후
폰을 꺼내 검색했죠

25:14.760 --> 25:16.360
"자전거 탑승자 실종
브리지 오브 오키"

25:16.440 --> 25:17.800
나오더라고요

25:18.600 --> 25:19.520
그 사람 사진이랑

25:20.080 --> 25:20.960
이름이랑

25:21.520 --> 25:22.440
날짜

25:23.160 --> 25:24.840
브리지 오브 오키 호텔

25:25.480 --> 25:26.480
자전거도요

25:26.560 --> 25:29.680
실종된 자전거 탑승자의
CCTV 화면이 공개됐습니다

25:29.760 --> 25:33.040
실종된 지 1년이 지났지만
새로운 제보를…

25:33.120 --> 25:36.680
암 생존자 토니 파슨스는
자선 자전거 라이딩에 참가해

25:36.760 --> 25:39.360
스코틀랜드를
가로지르던 중이었습니다

25:39.440 --> 25:42.000
2017년 9월에

25:42.080 --> 25:45.200
시골 도로를 지나가는
이 해군 참전 용사의 모습이

25:45.280 --> 25:47.360
CCTV 영상에 남아 있습니다

25:51.160 --> 25:54.040
동료 한 명이랑
일을 마무리한 직후였어요

25:54.120 --> 25:56.400
문을 잠그고
마감 정산을 하고 있었죠

25:56.480 --> 25:59.760
그때 누군가
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어요

26:06.000 --> 26:09.080
문을 열어 보니
어떤 남자가 서 있었어요

26:10.200 --> 26:13.120
몸이 흠뻑 젖었고
굉장히 힘들어 보였죠

26:13.920 --> 26:16.320
판초를 걸치고 있었어요

26:17.240 --> 26:20.080
미안하지만
영업이 끝났다고 한 다음

26:20.160 --> 26:23.600
커피를 대접했어요
비스킷도 줬던 것 같고요

26:26.320 --> 26:29.320
포트윌리엄에서 스털링까지
자전거 종주 중이라고 하더군요

26:29.400 --> 26:30.720
자선 행사라고도 했어요

26:30.800 --> 26:35.400
차로 간다고 해도
만만치 않은 길이었는데

26:35.480 --> 26:38.520
그런 밤에 자전거로 가려면

26:38.600 --> 26:40.960
시야 확보가 전혀 안 됐을 거예요

26:44.320 --> 26:49.400
자고 갈 방이 필요하다면
알아봐 주겠다고 말했지만

26:49.480 --> 26:54.840
목적지까지 가겠다는
결심이 확고하더라고요

26:54.920 --> 26:57.240
밖으로 나가더니 가 버렸어요

27:02.280 --> 27:06.440
자선 자전거 라이딩 중
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졌죠

27:09.160 --> 27:11.160
앞이 캄캄했어요

27:12.080 --> 27:15.160
누군가의 아빠잖아요
제 아빠 연령대였어요

27:16.160 --> 27:19.440
사람들은 그를 찾으려고
제보를 받고 있었어요

27:19.520 --> 27:21.560
가족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고요

27:22.760 --> 27:27.040
마음을 가라앉히려고
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어요

27:27.680 --> 27:29.640
샌디가 제 몸에 팔을 둘렀죠

27:30.120 --> 27:33.200
불쾌했지만
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

27:33.920 --> 27:36.600
경찰에 가야 한다는 건 아는데

27:36.680 --> 27:39.120
어떻게 나와야 할지 몰랐어요

27:42.360 --> 27:44.080
무서워서 잠이 안 왔어요

27:45.160 --> 27:46.720
침착해지려고 노력했죠

27:49.120 --> 27:51.160
월요일 새벽이었어요

27:51.240 --> 27:53.440
샌디는 늦잠을 잤죠

27:56.800 --> 27:59.920
출근하려고 6시 반에 나왔어요

28:00.000 --> 28:04.360
해야 할 일이 천지였지만
우선 출근부터 해야 했어요

28:04.440 --> 28:07.080
일상이 무너져 내리면 안 되니까요

28:10.800 --> 28:14.480
출근해서 매니저에게
사망자 서류들을 받았어요

28:14.560 --> 28:17.480
제 앞에 남자의 시신이 있었죠

28:17.560 --> 28:21.400
섬뜩할 정도로…

28:22.880 --> 28:26.720
제가 머릿속에서 상상하는
그 남자와 비슷했어요

28:28.680 --> 28:29.840
너무 괴로웠어요

28:29.920 --> 28:32.800
장기 무게를 기록하는 걸
잊을 정도로요

28:33.560 --> 28:34.760
법의학 전문의가 와서

28:34.840 --> 28:37.960
저답지 않게 누락한 게 있다고
지적한 것도 기억해요

28:40.200 --> 28:43.160
시체 안치소를 나와
문 앞에 서 있었어요

28:44.680 --> 28:45.600
"샌디"

28:45.680 --> 28:47.400
샌디에게서 전화가 왔어요

28:48.800 --> 28:50.480
좋은 소식이 있다며

28:50.560 --> 28:54.840
호수에서 결혼할 수 있는지
오반의 주례자에게 연락해 봤대요

28:58.320 --> 29:01.240
다행히 일정이 된다며
내일 제게 전화할 거라고 했죠

29:01.760 --> 29:03.720
'그래? 알았어'

29:04.400 --> 29:07.200
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

29:07.280 --> 29:09.320
샌디는 마냥 신나 있었어요

29:11.000 --> 29:12.800
그날 출근하지 않고

29:12.880 --> 29:15.680
경찰서에 가서
신고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

29:16.400 --> 29:20.000
왜 곧바로 경찰에 안 갔는지
의문이 생길 거라는 거 알아요

29:20.880 --> 29:23.520
전 아직 경찰에 갈
마음의 준비가 안 돼 있었어요

29:24.120 --> 29:28.440
제가 들은 말을
받아들이기조차 힘들었어요

29:28.520 --> 29:30.720
극심한 공황에 빠져 있다 보니

29:30.800 --> 29:33.480
상황 판단이 제대로 안 됐죠

29:35.200 --> 29:37.840
생각이 그대로 멈춰 버려서

29:38.360 --> 29:40.960
어느 쪽으로도
결정할 수가 없었어요

29:41.040 --> 29:43.200
"축하해! 정말 잘됐다!
내가 다 기쁘네! 결혼하면…"

29:43.280 --> 29:44.600
그 주에

29:44.680 --> 29:47.560
친구들과 친척들에게서
메시지가 왔어요

29:47.640 --> 29:51.240
'캐럴라인이 결혼하는구나!'
하면서요

29:51.760 --> 29:52.680
"깜짝 뉴스잖아!"

29:52.760 --> 29:54.760
전 고맙다고 인사했지만

29:54.840 --> 29:57.000
이 상황을 어떻게
해결해야 할지 막막했어요

29:57.080 --> 29:58.880
"크리스마스에 저녁 먹으러
같이 오는 거지?"

29:58.960 --> 30:00.920
엄마는 크리스마스에
샌디를 꼭 데려오라고 하셨죠

30:01.000 --> 30:02.080
"빨리 만나 보고 싶네"

30:02.160 --> 30:03.680
꼭 데려와서 소개하라고요

30:03.760 --> 30:04.840
"칠면조도 있고 푸짐하게…"

30:04.920 --> 30:06.680
캘린더에도 등록돼 있었죠

30:07.200 --> 30:11.280
바로 앞 사람과
제가 그렇게 헤어지는 바람에

30:11.800 --> 30:14.120
부모님은 실망이 크셨어요

30:14.200 --> 30:17.400
거기다 대고 전
이런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죠

30:17.480 --> 30:20.240
'사실 이 남자는 살인자예요'

30:20.760 --> 30:22.840
전 이번에도 실패한 거예요

30:25.280 --> 30:26.720
계속 미루고 있었어요

30:26.800 --> 30:30.880
어떻게든 크리스마스만 넘기고
그 후에 해결하려고 했어요

30:33.720 --> 30:36.440
정말 끔찍하고 부끄러운 얘기지만

30:36.960 --> 30:39.280
금요일 밤에 샌디를 데리러 갔어요

30:39.360 --> 30:41.200
부모님 댁으로 갔죠

30:41.880 --> 30:44.680
안녕, 블루, 잘 있었어?

30:44.760 --> 30:46.680
이리 와!

30:46.760 --> 30:49.240
안녕, 잘 있었어?

30:50.760 --> 30:51.960
안녕, 아가

30:52.040 --> 30:54.440
벽난로 위 선반을 보니

30:54.520 --> 30:57.720
엄마가 샌디와 제 사진 두 장을
액자에 넣어 놓으셨더라고요

30:57.800 --> 30:58.880
맙소사

31:01.280 --> 31:02.480
사진 크기 좀 봐요

31:04.160 --> 31:08.240
샌디도 그 사진들을 보고
굉장히 뿌듯해했어요

31:08.960 --> 31:13.520
둘의 사진을
액자에 넣어 전시했어요

31:13.600 --> 31:15.760
제 딴엔 이런 의미였죠

31:15.840 --> 31:17.400
저희 부부 딴에는요

31:17.480 --> 31:19.320
'우린 너희 교제를 허락해'

31:19.400 --> 31:21.000
'그리고 환영한다'

31:21.520 --> 31:23.160
캐럴라인과 샌디에게 보내는

31:23.680 --> 31:25.280
애정 어린 메시지였어요

31:26.840 --> 31:27.960
엄마, 도와드려요?

31:28.800 --> 31:30.280
풍성한 만찬이었어요

31:30.360 --> 31:34.400
가족이 함께 모여
식사하는 것도 오랜만이었죠

31:34.480 --> 31:35.640
집이 꽉 찬 느낌이었어요

31:35.720 --> 31:37.120
사진 찍어도 돼?

31:37.200 --> 31:39.440
개는 계속 샌디의 무릎에
얼굴을 올리면서

31:39.520 --> 31:40.880
음식을 달라고 졸랐어요

31:41.760 --> 31:44.680
이빨 내놓고 앉아 있는 것 좀 봐

31:44.760 --> 31:46.880
분위기는 화기애애했어요

31:47.520 --> 31:51.440
너무 괴롭게도 샌디는
제 가족과 정말 금방 친해졌어요

31:51.520 --> 31:53.640
똑똑하고 깔끔하더라고요

31:54.160 --> 31:55.600
단정했어요

31:56.200 --> 31:58.400
게다가 예의도 있었고요

32:00.440 --> 32:02.120
이런 말을 하더라고요

32:02.200 --> 32:06.720
'전 캐럴라인처럼 공부를
많이 하지 못했는데 괜찮으세요?'

32:06.800 --> 32:09.400
전 아무 상관 없다고 했어요

32:09.480 --> 32:13.600
샌디가 우리 딸을
사랑하고 아껴 주는

32:13.680 --> 32:17.800
좋은 사람이라면
그걸로 충분하다고 했어요

32:18.480 --> 32:23.120
사랑하고 아껴 줄 거라고 하더군요
자기는 좋은 사람이라고 했어요

32:24.880 --> 32:27.240
저를 행복하게 해 줄
남자를 만났다며

32:27.320 --> 32:30.160
엄마가 굉장히 기뻐하셨어요

32:30.240 --> 32:33.120
모두가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죠

32:33.720 --> 32:38.640
크리스마스에 모두의 환상을
깬다는 건 너무 이기적이었어요

32:39.240 --> 32:43.440
양심을 지키려면
사랑하는 남자를 신고해야 했죠

32:43.520 --> 32:44.680
이런 생각이 들었어요

32:45.280 --> 32:50.760
'이 사람이 조금만 더
행복을 누릴 수 있게 해 주자'

32:54.680 --> 32:58.280
사랑이라는 감정은
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

33:00.160 --> 33:02.520
이런 말을 한다는 게
저도 어이없지만

33:02.600 --> 33:05.640
샌디는 저를
완전히 신뢰하고 있었어요

33:06.920 --> 33:10.040
전 이전 남자 친구에게 속고
상처를 받아 봤잖아요

33:10.560 --> 33:12.680
누군가 그렇게 큰 비밀을
털어놓을 만큼

33:13.280 --> 33:16.480
저를 신뢰한다는 게
굉장히 크게 다가왔어요

33:17.680 --> 33:21.560
너무나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
특별한 기분이 들었어요

33:30.480 --> 33:34.040
그 후에 샌디가 제게
충격적인 부탁을 했죠

33:36.520 --> 33:40.040
오크이스테이트의 주인이
바뀌었다고 하면서

33:40.120 --> 33:41.520
홍콩의 갑부라고 했어요

33:41.600 --> 33:46.560
그리고 최근에 지방 의회에서
건축 계획 승인을 받았다고 했죠

33:48.560 --> 33:50.920
그 남자가 묻힌 곳 바로 옆에

33:51.000 --> 33:53.520
터를 닦고
건물을 지을 거라고 했어요

33:54.440 --> 33:58.680
다른 사람 눈에 띄기 전에
시신을 치워야 한다고 했어요

33:59.480 --> 34:02.440
그걸 저에게 도와 달라고 했죠

34:02.960 --> 34:06.480
이 문제만 해결되면
함께 살 수 있다고 하면서요

34:07.600 --> 34:10.360
사람의 시신을 불태우려면
얼마나 걸리는지 묻더군요

34:10.880 --> 34:13.680
전 부패 상태에 따라
다르다고 했어요

34:13.760 --> 34:16.960
그랬더니 자기가 시신에
표백제를 잔뜩 부었다면서

34:17.040 --> 34:18.640
끔찍했다고 말했죠

34:20.000 --> 34:21.840
'정말 역겹고 끔찍했어'라고요

34:25.920 --> 34:27.440
그 순간 깨달았어요

34:27.520 --> 34:30.040
이젠 빨리
경찰에 가야 한다는 걸요

34:30.120 --> 34:32.160
하지만 샌디를 자극하지 않으려면

34:32.240 --> 34:34.680
전문가답게 대답해야 했죠

34:35.400 --> 34:36.840
이렇게 말해 줬어요

34:37.440 --> 34:39.160
'시신을 태우는 건 까다로워'

34:39.240 --> 34:42.440
'1,000도로 태울 수 있는
화장장이 있어야 해'

34:42.520 --> 34:46.040
'그만큼의 온도가 안 되면
내장 지방 때문에 며칠이 걸려'

34:46.120 --> 34:50.600
'내가 이용당하는 건가?'
하는 생각이 들었어요

34:50.680 --> 34:52.760
틴더 프로필에
병리학자라고 적어 놨거든요

34:53.280 --> 34:55.640
이걸 도와줄 사람이 필요해서…

34:55.720 --> 34:57.280
"매치되었어요!
서로 좋아요를 눌렀어요"

34:57.360 --> 34:59.640
저를 선택했을 수도 있잖아요

35:01.480 --> 35:03.200
확률을 따져 봤어요

35:03.720 --> 35:05.120
사람을 죽이고

35:05.640 --> 35:09.360
시신 처리에 도움이 필요한
사람을 만날 확률을요

35:09.440 --> 35:13.880
그동안 했던 모든 대화가
갑자기 떠올랐어요

35:14.760 --> 35:17.600
'자기와는
죽음에 대해 얘기하는 게 편해'

35:17.680 --> 35:19.600
'우리 직업은 비슷한 면이 있어'

35:21.000 --> 35:23.040
저를 정말 좋아하긴 했던 건지

35:23.120 --> 35:26.440
모든 게 저를
통제하고 휘두르기 위한

35:26.520 --> 35:29.440
빌드업이었던 건지
알 수가 없었어요

35:34.600 --> 35:37.320
부모님 집에서
그 남자를 내보내고 싶었어요

35:37.400 --> 35:40.560
오크이스테이트에
샌디를 데려다준 다음

35:40.640 --> 35:41.880
편히 돌아오고 싶었죠

35:48.240 --> 35:50.960
거기서 나올 때

35:51.040 --> 35:52.880
공황발작이 일어났어요

35:56.120 --> 35:58.680
경찰에 신고하려면
그때가 기회였어요

35:58.760 --> 36:02.520
하지만 제가 경찰에 가서
제가 해야 할 일을 하는 순간

36:03.040 --> 36:06.080
샌디의 삶은
돌이킬 수 없게 된다는 걸

36:06.160 --> 36:07.920
전 알고 있었어요

36:11.680 --> 36:13.080
전화가 왔어요

36:13.600 --> 36:15.520
'엄마, 캐럴라인이에요'

36:15.600 --> 36:17.760
불안한 목소리였어요

36:17.840 --> 36:19.520
'일어났어요?'

36:22.000 --> 36:26.400
들어오자마자
제 품에 풀썩 쓰러지더군요

36:26.480 --> 36:30.320
그러면서 하는 말이
'그 사람이 살인을 했어요'

36:30.400 --> 36:32.160
전 기억이 안 나는데

36:32.680 --> 36:35.480
제가 바닥에 웅크리고 누워서

36:36.000 --> 36:37.440
울부짖었대요

36:37.520 --> 36:39.440
TV에나 나올 법한 얘기였죠

36:39.520 --> 36:42.680
신문 기사에서나
그런 얘기를 읽을 줄 알았지

36:42.760 --> 36:44.880
저희에게 일어날 거라곤
생각 못 했어요

36:44.960 --> 36:47.760
어떻게 해야 하는지
자기도 알고 있다면서

36:47.840 --> 36:49.400
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길래

36:49.480 --> 36:52.360
제가 잘 생각했다고
경찰에 신고하라고 했죠

36:52.440 --> 36:54.480
그래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

36:54.560 --> 36:58.280
그에게 상처를 준다는 게
너무 힘든 거예요

36:58.360 --> 37:02.400
끔찍한 짓을 한 건 맞지만
전 그 사람을 사랑했으니까요

37:04.520 --> 37:06.880
"긴급 전화 - 연결 중…"

37:12.440 --> 37:15.640
스코틀랜드 경찰입니다
무슨 일이시죠?

37:15.720 --> 37:18.440
범죄에 대해 제보하려고요

37:18.520 --> 37:20.880
3년 전에 브리지 오브 오키에서
일어난 일이에요

37:21.760 --> 37:23.240
뺑소니 사건이에요

37:23.320 --> 37:26.200
시신을 암매장하고
경찰을 속였어요

37:28.080 --> 37:30.200
피해자 이름은 토니 파슨스예요

37:31.920 --> 37:34.920
최근에 사귄 사람이
제게 범죄를 고백했어요

37:35.440 --> 37:38.120
하지만 전…

37:38.200 --> 37:40.640
감당 못 하겠어요
그래서 신고해요

37:41.440 --> 37:42.920
남자 친구 이름이 뭐죠?

37:46.240 --> 37:48.000
알렉산더 매켈러예요

37:49.520 --> 37:50.760
'알겠습니다'

37:51.640 --> 37:52.720
'잠시만요' 하더라고요

37:54.120 --> 37:55.240
아빠는 걱정하셨어요

37:55.320 --> 37:59.480
살인 방조 혐의로
저도 체포되면 어떻게 하냐고요

37:59.560 --> 38:01.560
'바로 신고했어야지' 하셔서

38:01.640 --> 38:02.920
경황이 없었다고 했어요

38:04.480 --> 38:07.880
경찰에서는 형사 두 명을
보내겠다고 하더군요

38:10.000 --> 38:12.000
일반 차로 위장한 경찰차가 왔어요

38:12.080 --> 38:14.720
정장을 입은 경찰 둘이 내렸죠

38:15.480 --> 38:16.800
아주 예의 있는 태도였어요

38:18.520 --> 38:20.200
경찰은 식탁에 앉았고

38:20.280 --> 38:22.680
전 첫 진술을 시작했어요

38:22.760 --> 38:25.800
두세 시간 정도 얘기했을 거예요

38:28.080 --> 38:31.080
피해자가 묻힌 곳이
어디인지 묻더군요

38:31.160 --> 38:32.680
지도에서 찾을 수 있는지

38:32.760 --> 38:34.840
경찰을 안내할 수 있는지도요

38:35.440 --> 38:36.280
쏴

38:37.800 --> 38:42.360
샌디는 클레이 피전 트랩 근처에
시신이 묻혀 있다고 했어요

38:43.760 --> 38:46.240
경찰은 얼마나 가까이
묻혀 있는지 물었죠

38:46.760 --> 38:48.000
생각해 보니

38:48.640 --> 38:52.200
2m, 5m, 50m
아니면 20m일 수도 있었죠

38:54.200 --> 38:55.480
그때야 깨달았어요

38:55.560 --> 38:58.520
시신이 묻힌 정확한 지점을
제가 모르고 있다는 걸요

39:00.440 --> 39:03.880
'그 사람을 안심시키면서
계속 연락하세요'

39:04.400 --> 39:07.800
'부모님 집에 며칠 있다가
만나러 가겠다고 하세요'

39:07.880 --> 39:10.600
'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는
내일 다시 얘기하죠'

39:16.120 --> 39:20.280
침대에 누워 있는데
머리가 터질 것 같았어요

39:20.360 --> 39:22.080
'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?'

39:22.840 --> 39:24.200
'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?'

39:24.760 --> 39:26.240
'맙소사, 내가 뭘 한 거야?'

39:26.760 --> 39:27.600
'젠장'

39:28.120 --> 39:30.000
'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?'

39:30.520 --> 39:32.800
'시신이 묻힌 지점도
정확히 모르잖아'

39:36.960 --> 39:39.880
그 남자가 묻힌 곳을

39:39.960 --> 39:42.600
최대한 정확히 표시해서

39:43.240 --> 39:45.320
경찰에게 알려 줘야 했어요

39:45.400 --> 39:47.560
샌디도 만나고 싶었어요

39:48.760 --> 39:51.720
저만의 방식으로
작별 인사를 하고 싶었어요

39:55.360 --> 39:58.360
새벽 일찍
부모님 집에서 몰래 나왔어요

39:58.440 --> 40:00.400
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
차에 탔어요

40:00.480 --> 40:02.920
그러면 안 되는 거였지만
오크이스테이트로 갔죠

40:09.120 --> 40:11.840
거기 가서 차를 세웠는데

40:11.920 --> 40:15.560
샌디가 같이 걸으면서
얘기를 하자는 거예요

40:16.160 --> 40:18.400
전 클레이 사격을 하자고 했어요

40:23.000 --> 40:24.680
샌디가 엽총을 꺼냈고

40:25.880 --> 40:27.040
탄약도 준비했어요

40:28.360 --> 40:30.120
저희는 언덕에 갈 때마다

40:30.200 --> 40:32.320
에너지 음료를
주머니에 넣어 갔어요

40:35.560 --> 40:37.320
저희는 차로 갔어요

40:48.200 --> 40:49.480
긴장되는 상황이었지만

40:49.560 --> 40:52.600
어떻게 해서든 평소처럼 보이려고

40:52.680 --> 40:55.880
안간힘을 써야 했어요
아니면 전 끝장이니까요

40:56.400 --> 40:57.760
진짜 끝나는 거예요

41:08.560 --> 41:09.520
이거지

41:15.800 --> 41:19.120
시간을 보니 제가 나온 걸
부모님이 아실 때가 됐더라고요

41:19.200 --> 41:20.080
시간이 없었어요

41:24.560 --> 41:27.600
이 사람은 총을 갖고 있는데
만일 경찰차라도 오면

41:27.680 --> 41:28.760
저를 쏠지 궁금했어요

41:33.240 --> 41:36.440
애플 워치를 차고 있었는데
심박이 190까지 올랐던 것 같아요

41:36.520 --> 41:38.680
심장 소리가 제 귀에까지 들렸어요

41:41.920 --> 41:44.400
샌디에게 말했어요
'내가 자기를 도우려면'

41:44.480 --> 41:47.080
'그 사람이 묻힌 지점을
정확히 알아야 해'

41:48.760 --> 41:52.760
저희는 총을 들고
그 지점으로 걸어갔어요

41:54.160 --> 41:56.960
바닥을 툭툭 치면서
'여기야'라고 하더군요

42:02.080 --> 42:04.120
전 알겠다고 했고 같이 돌아왔어요

42:04.200 --> 42:07.640
그러다 '아차' 싶은 거예요

42:08.240 --> 42:09.080
왜냐하면

42:09.600 --> 42:12.040
걸음 수를 안 세면서 왔거든요

42:13.240 --> 42:16.360
나무나 바위 같은
지표로 삼을 물체도 없었어요

42:16.880 --> 42:20.800
그 지점을 알아보거나
기억할 만한 게 전혀 없었죠

42:22.520 --> 42:25.080
다행히 제겐
다 마신 레드불 캔이 있었어요

42:25.680 --> 42:27.560
그걸 어깨 뒤로 던졌어요

42:27.640 --> 42:31.560
제가 캔을 던지는 걸
샌디가 본 것 같았어요

42:31.640 --> 42:35.240
전 본능적으로 말했어요
'미안해, 나도 모르게 그랬네'

42:35.320 --> 42:36.760
샌디는 '가서 주워'라고 했죠

42:38.440 --> 42:41.520
전 다시 사과하고
주워 오겠다고 했어요

42:42.760 --> 42:44.920
제겐 유일한 기회였어요

42:46.640 --> 42:48.800
전 캔을 땅속으로 밟아 넣고

42:48.880 --> 42:52.960
급히 뛰는 척하면서
샌디에게로 돌아갔어요

42:56.920 --> 43:00.280
'설마 본 건 아니겠지?
못 봤을 거야'라고 생각했어요

43:07.680 --> 43:10.680
차를 타고 돌아오는데

43:10.760 --> 43:12.440
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죠

43:12.520 --> 43:15.280
모르는 번호였는데
스코틀랜드 경찰이었어요

43:15.800 --> 43:16.800
받았더니

43:17.320 --> 43:20.200
여자가 '어디예요?'라고
묻더라고요

43:20.960 --> 43:24.120
'오크이스테이트 외부예요
캔으로 위치를 표시했어요'

43:25.320 --> 43:28.960
구글 지도로
시신이 묻힌 곳을 알려 줬어요

43:29.880 --> 43:33.200
경찰은 샌디 형제가 자기들에게
총을 쏠지 알고 싶어 했죠

43:34.240 --> 43:37.200
저도 확실히는 모르지만
제 생각은 그랬어요

43:37.280 --> 43:40.800
그런 일은 없길 바라지만
절박한 상황이 오면

43:40.880 --> 43:44.040
경찰에게 총을 쏠 수도
있을 것 같았어요

43:44.840 --> 43:46.160
전 집으로 갔어요

43:47.120 --> 43:49.920
엄마는 겁에 질려 계셨죠

43:50.000 --> 43:52.040
샌디가 저희 집을 아니까요

43:55.480 --> 43:58.280
온 가족이
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어요

43:59.480 --> 44:03.960
저희 인생에서 가장 불안하고
초조한 날들이었어요

44:04.440 --> 44:06.760
그 형제는
체격도 크고 힘도 좋았죠

44:06.840 --> 44:12.640
게다가 동물을 도축하는 걸
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잖아요

44:12.720 --> 44:17.040
'거의 다 끝났어'라고 생각했어요

44:17.560 --> 44:21.280
아무렇지 않은 척하려고 애썼죠

44:21.360 --> 44:24.040
사실 저희는
불안에 떨고 있었거든요

44:26.000 --> 44:27.560
"최근 업데이트
샌디"

44:27.640 --> 44:30.760
'계획이 바뀌었어'라고
샌디에게서 메시지가 왔어요

44:30.840 --> 44:34.080
'오늘 밤에 친구 집에
가기로 했는데 같이 가자'

44:34.160 --> 44:35.840
"샌디
파티하자!"

44:35.920 --> 44:37.880
전 바로 형사에게 전화했어요

44:37.960 --> 44:39.840
"스코틀랜드 경찰
휴대폰 연결 중…"

44:40.360 --> 44:43.040
'오늘 밤에 샌디와 로버트는
오크이스테이트에 없어요'

44:43.560 --> 44:45.680
'친구 집에 갈 거예요'

44:50.640 --> 44:53.320
샌디가 흥분하지 않게
하라고 하더군요

44:53.400 --> 44:56.040
거기가 어딘지 알아내서
바로 알려 달라고 했어요

44:57.000 --> 44:59.040
부모님 집 정원에 앉아 있는데

44:59.120 --> 45:00.400
연락이 왔어요

45:00.480 --> 45:04.920
"샌디"

45:06.080 --> 45:09.600
'나 내일 출근 안 하려고 해'
라고 말했어요

45:09.680 --> 45:11.360
'그리고…'

45:12.280 --> 45:13.960
'오늘 갈게'라고 했더니

45:14.040 --> 45:16.520
'정말 재미있을 거야
꼭 와'라고 했어요

45:17.400 --> 45:20.800
'지금 여기 있으면 좋을 텐데'
하길래 저도 그렇다고 했죠

45:25.120 --> 45:27.400
뒤에서 파티 소리가 들렸어요

45:28.560 --> 45:30.520
샌디는 이미 술을 마신 상태였고

45:30.600 --> 45:33.600
저와 함께여서 행복하다며
사랑한다고 말했어요

45:34.280 --> 45:36.440
전 '나도 사랑해'라고 대답했죠

45:37.160 --> 45:39.320
그리고 위치를
공유해 달라고 했어요

45:42.360 --> 45:43.760
보내 주더라고요

45:44.440 --> 45:45.320
"위치 공유해 줘"

45:48.120 --> 45:49.520
경찰에게 보냈어요

45:50.040 --> 45:51.360
"스코틀랜드 경찰"

45:51.440 --> 45:52.840
스스로가 혐오스러웠어요

45:54.800 --> 45:56.120
배신자가 된 기분이었죠

45:56.680 --> 45:59.320
거짓말쟁이 같았어요

46:04.160 --> 46:06.920
저희가 쓰는 메시지 앱에는

46:07.000 --> 46:10.360
마지막 활동 시간을
확인하는 기능이 있었어요

46:10.440 --> 46:13.200
폰에서 마지막으로 그 앱을
켠 시간을 알 수 있었죠

46:14.000 --> 46:17.360
마지막으로 접속한 게
오전 3시 20분이었어요

46:18.680 --> 46:19.960
그 후론 기록이 없었고요

46:31.880 --> 46:35.040
형제가 체포되면
모든 게 끝날 줄 알았어요

46:35.120 --> 46:37.000
경찰이 그들을 붙잡아 둘 거고

46:37.080 --> 46:39.440
부모님과 전
안전할 거라고 생각했어요

46:39.960 --> 46:43.040
단순한 뺑소니가 아니었다는 걸
전 그때까지 몰랐어요

46:43.560 --> 46:46.160
훨씬 더 심각한 사건이었죠

46:47.360 --> 46:51.120
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
시작되려 하고 있었어요

46:57.600 --> 46:59.400
경찰이다! 꼼짝 마!

46:59.480 --> 47:00.680
손 들어!

47:00.760 --> 47:03.560
- 손 들어! 꼼짝 마!
- 엎드려!
